[한살림] 생산자를 찾아서 자연의벗
하는 일에서 복짓고 기꺼이 축복 누리겠습니다
회장님의 비보를 접한 그날 오후 무거운 발걸음으로 ‘자연의벗’을 찾았다. 김주원 대표는 인터뷰 전에 추모의 묵념을 하고 나왔다고 했다. 충북 괴산의 심심산골 출신에다 도인의 풍모를 지닌 김주원 대표와 화장품은 언뜻 어울리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 한살림에 화장품 을 공급하게 된 그의 사연과 생각이 궁금했다.
Q. 어떻게 화장품에 관심을 갖게 되었나요? A. 대학 때부터 심신수련을 하며 바른 먹을거리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음식과 피부의 세포가 별개가 아니라 함께 갈 때 건강한 것이니 바른 먹을거리와 그에 어울리는 화장품을 바르는 게 조화롭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인위적인 것을 싫어하는 성향도 있었지만 버스를 타면 타인에게 나는 퍼머액 등의 냄새가 역겨웠는데, 여성들이 바르는 것도 분명 자연적인 것으로 대체 가능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죠. 당시 자연화장품에 대한 개념도 없어 고민하던 차에 지금의 생산공장인 ‘엘랑’의 김철진님(유명화장품회사의연구소장을지낸)을 만나면서 이왕이면 자연 화장품을 하자고 설득하여 93년부터시작하게되었습니다.
Q. 한살림과의 인연은 언제부터인가요? A. 이전부터 박재일 회장님을 쫓아다니며 그 분의 신념을 지지하며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95년에 기회가 와서 처음으로 스킨, 로션, 영양크림, 보리돌팩을 공급하기 시작했고요.
Q. 자연화장품이 생소하던 시절에 시작하셨는데 어떻게 그 틀을 잡으셨나요? A. 당시에는 보건복지부에 화장품을 담당하는 전문공무원도 없었습니다. 게다가 먹는 것을 왜 바르려고 하냐는 질문도 받았고 정 원하면 국회의원을 찾아가라는 소리도 들었죠. 지금은 우리나라의 화장품 시장이 크다 보니 선진국에서 요청이 들어와 입법화가 되었고요. 그 무엇보다 자연화장품에 대한 제조기준을 잡는 게 가장 중요했습니다. 자연화장품에 대한 인식이 전무한 사회적 분위기였고 자칫 자화자찬으로 흐르면 안되므로 엄격한 자체규정을 만들어야 초심을 잃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Q. 자연의벗 화장품을 자랑하신다면? A. 당연히 천연재료로 만들었다는것과 한살림조합원의 의견이 반영된다는 겁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제조일자를 표기해왔다는게 큰 자랑이고 자부심입니다.
Q. 자연 화장품을 생산하면서 어려움은 무엇인지요? A. 가장 어려운 것은 재료수급입니다. 추출 뒤의 상태는 영양 덩어리이므로 냉장보관이 힘든데 다행히 지금은 노하우가 생겨 양을 추측하여 생산량을 조절하게 되었습니다. 그 다음은 판로인데 사회적 분위기와 한살림 조합원들의 이용으로 안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일반 화장품은 광고가 차지하는 비용이 많은데 그 걸 대신해주는 한살림에 고마움이 큽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A. 늘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었다 해도 그것을 사용해주시는 분들이 안계셨으면 존재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생산자로서 처음 정신을 갖고 가야 한다는 것을 가슴에 품고 삽니다. 화장품은 이미지 상품이라 알려내는 작업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새로운 로고와 패키지 변경도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 은 한살림 정신을 기초로 한 제품이므로 늘 그것을 염두에 두고 생산자와 조합원이 생명체를 매개로 연결되어 있으니 ‘자연의벗’으로 축복을 누릴 수 있다면 제품 하나의 생명력도 살아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수익이 나면 재투자와 사회환원을 꼭 하고 싶습니다.
글|한살림 정영희·홍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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